나경원 간사 선임 막은 막무가내 추미애...불붙은 ''추·나 전쟁'' [사이다정치쇼]
2025.09.03. 오후 06:14
법사위 첫 회의서 여야 충돌
더불어민주당 6선 추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5선 나경원 의원이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거세게 충돌했다. 추 의원은 법사위원장이고, 나 의원은 최근 법사위로 상임위를 옮겨 이날 처음 회의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나 의원을 자당 법사위 간사로 추대한 상태였다. 추 위원장이 이날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해 처리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전례가 없다시피 한 일이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항의했다. 여야 법사위원들 간에는 “국회 독재” “내란 앞잡이” 등 고성이 오가며 난장판이 벌어졌다. 국회 안팎에선 “예고됐던 추·나 대전(大戰)이 시작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충돌 조짐이 나타났다. 회의 진행에 앞서 나 의원이 법사위원 보임 인사를 하며 “간사 선임의 건을 좀 올려주십사 하는 그런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오늘 회의는 검찰 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과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심사하겠다”며 회의를 시작했다. 간사 선임 안건의 상정을 거부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의 있다”며 즉각 항의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최소한 여야 간에 간사 선임에 대해 이렇게까지 무리한 회의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며 “추 위원장이 야당 간사 선임을 어제까지만 해도 안건에 포함시켰다가 이것을 갑자기 또 빼는 기괴하고 엽기적인 회의 진행을 하는 것을 가만두고 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6선 법사위원장이 보여야 할 품격하고는 너무 거리가 먼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추 위원장은 “의제와 관계없는 발언으로 위원장을 모욕하거나 겁박하는 것은 삼가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들어가라”고 소리치자 나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라. 아무것도 모르면서”라고 했다. 이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왜 초선한테 모욕감을 느끼게 하느냐. 사과하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곽규택 의원은 “옛날에 박지원 의원도 저한테 그랬다”고 맞받아쳤다. 이후 뒤늦게 참석한 5선의 박지원 의원은 “국회의원은 군번도 없고 병과도 없다. 똑같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을 직접 공격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나 의원은 간사 자격이 없다”며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나 의원은 현재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라고 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의원이 어떻게 법사위 간사를 한다는 말이냐”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고 반박했다. 박범계·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형사사건 피의자지만 법사위원으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범계 의원은 나 의원처럼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돼 있다. 국민의힘에선 21대 국회에서 최강욱 전 의원이 조국 전 장관의 입시 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법사위에 있었던 사례도 언급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내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왔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다. 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하다 하다 이런 국회, 이런 법사위는 처음 봤다”며 “추 위원장의 독단적인 운영, 편파적인 운영으로 법사위는 국회 법사위가 아니라 민주당 정권 법사위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방적, 독단적, 편파적 운영에 대해 추 위원장은 사과하고 즉시 간사 선임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 퇴장 이후, 추 위원장은 ‘검찰 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구치소 접견 등에 관한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위원장이 나 의원 간사 선임을 계속 막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5/09/03/K6B2NL52RFAA5DVXVBT4JWSP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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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준우·강대규·배종찬
기획 | 최준명PD